지난 94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는 대구 경복의원 강철훈 원장(대구의사회마라톤클럽)의 달리기 입문은 건강 악화에서 비롯됐다.

강 원장은 “몸이 너무 안 좋았다”는 말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몸무게가 93kg을 육박했고, 지방간에, 콩팥에 돌이 있는 요로결석, 허리통증까지 있어 절박한 심정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는 강철훈 원장은 96년도에 경주동아마라톤대회에 첫 출전했지만 레이스 도중 길을 잃어버려서 완주에 실패했다.

풀코스 첫 번째 완주는 96년 9월에 열린 설악산마라톤대회에서 달성했다. 3시간 35분 43초의 호기록이었다. 2000년 4월에 열린 경주벚꽃대회에서는 2시간 59분 15초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세우며 sub-3의 꿈도 이뤘다.

10년을 한결같이 달리는 동안 슬럼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회 신청을 하고 대회 전날 가방을 싸가지고 집으로 돌아간 적도 있다는 강철훈 선수. 부상을 당하는 등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에게 ‘달리기’는 여전히 ‘건강과 활력을 주는 생의 기쁨’이다.

100회 수립 당시 기사 출처: 중앙일보 2004.11.중앙서울국제마라톤

강철훈씨가 한국 마스터스 마라톤의 역사를 새로 쓴다. 3월 25일 현재 우리나라에서 풀코스를 가장 많이 완주(1백97회)한 그가 ‘풀코스 마라톤 2백회 완주’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그가 위업을 달성할 대회는 오는 4월 8일, 경남 합천에서 열리는 벚꽃마라톤대회로 예정돼 있다. 그 전까지 그는 4월 1일 코리아오픈, 4월 7일 경주 벚꽃마라톤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보통사람들의 눈에는 무리한 마라톤 일정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의 경우엔 2일 연속, 심지어는 4일 연속 풀코스를 완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망을 이루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틀 연속 풀코스를 완주한 건 여러 번이다. 작년만 해도 4월 22일과 23일 함평 나비마라톤과 남원 마라톤을 연거푸 완주했고, 11월에는 5일에 중앙 마라톤에 참가한 뒤 11일과 12일 손기정 마라톤과 상주 곶감마라톤대회에서 거침없이 결승점을 밟았다. 나흘 연속 풀코스를 완주한 놀라운 기록도 있다. 지난 3월 1일 광주 마라톤을 완주한 그는 2일과 3일 제주에서 거푸 풀코스를 뛴 데 이어, 4일 서울마라톤대회에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그는 많이 뛸 뿐 아니라 기록도 좋다. 마라톤을 3시간 안에 뛰는 서브3 주자인 것이다. 최고기록은 작년 동아 마라톤에서 작성한 2시간56분59초. 이런 그를 ‘철각(鐵脚)’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그는 90kg 이상 나가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1994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1996년 9월 8일 제3회 설악산마라톤대회에서 처음 풀코스를 완주한 지 딱 10년 7개월 만에 우리나라 마라톤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됐다. 1963년 경북 풍기 출생으로, 현재 대구의 경복의원 원장이다.

참고로 마라톤 강국인 일본의 경우 코지마 요시카즈(小島義一)가 1천72회로 최다 완주를 기록 중이고, 2백회 이상 완주자는 6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우리나라의 100회마라톤클럽과 성격이 유사한 ‘백회낙주회(百回樂走會)’의 2006년 12월 31일 집계). 또한 백회낙주회 소속인 미국인 돈 맥널리(Don Mcnelly)는 마라톤을 7백17회 완주한 걸로 나타났다.

강철훈씨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2백회 완주자가 속속 나올 전망이다. 우선 오는 6월경엔 석병환(74·3월 25일 현재 1백88회 완주)·고영우(68·1백86회 완주)씨가 대기록을 작성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1백회 완주를 기록했던 박용각(52)씨는 1백71회를 완주 중이다.
200회 수립 당시 기사 출처: 2007.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