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잎새(왼쪽)와 남미희는 체격 조견과 성격은 다르지만 올림픽 마라톤을 목표와 열정은 같다. 사진 김수홍

한국 마라톤을 책임지다시피 했던 이봉주가 내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하자 육상계의 걱정은 크기만 하다. ‘포스트 이봉주’가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남자 마라톤의 경우 황영조, 이봉주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기대를 할 수 있는 재목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여자 마라톤은 국내 1인자 이은정의 뒤를 이을 선수를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대학에서 장거리를 주종목으로 하는 선수들 가운데 한국인의 체격 조건을 볼 때 마라톤으로 승부를 거는 쪽이 낫다는 판단을 하고 마라톤 입문을 준비하는 선수들이 꽤 있다.

그런 선수들 가운데 송잎새, 남미희가 있다. 두 선수는 체격 조건이 대비되는 데다 우수한 자질을 보이고 있어 마라톤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비슷한 기록의 두 선수가 같은 대학에서 룸메이트로 한솥밥을 먹으며 경쟁적으로 훈련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되고 있다.

송잎새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단거리 선수로 육상을 시작했다. 여느 육상선수들처럼 운동회 때 달리기를 잘했다는 이유로 발탁돼 운동을 시작했고 시도대회 등에서는 간혹 입상권에 들기도 했다.

그러나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단거리로는 장래가 불투명하다고 보고 중장거리로 전향했고 그 같은 판단이 맞아떨어져 중3 때 태백에서 열린 전국중고육상경기대회 800m에서 우승했다. 고등부에서는 5000m를 뛰었고 대회마다 입상권에 들었다.

남미희는 운동선수로는 다소 늦은 중학교 1학년 때 육상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남미희의 초등학교 6학년 담임 선생이 달리기에 소질이 있어 보이는 남미희가 어떻게 하면 운동을 할 수 있을지 남편인 경북체중 레슬링 감독에게 문의한 게 계기가 됐다.

남미희는 흔치 않은 일이 계기가 돼 경북체중 육상부에 들어가게 됐다. 초등학교 운동회에서야 따라올 친구가 없었지만 선수들 사이에서는 눈에 띄게 스피드가 떨어졌다.

그래서 육상을 시작하면서 곧바로 장거리에 승부를 걸었다. 늦게 시작한 운동이어서 고등학생이 돼서야 훈련의 성과가 나타났다.

고2 때 춘계전국중고육상경기대회 5000m에서 1위를 하며 두각을 나타내더니 이후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송잎새는 170cm로 마라토너로서는 키가 다소 크지만 스피드가 좋은 편이다. 세계 마라톤의 추세가 스피드화라는 점을 고려할 때 큰 신장을 스피드로 연결할 수 있다면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남미희는 154cm, 44kg으로 마라톤 선수로는 적당한 체격 조건이다. 스피드가 5000m보다는 마라톤을 뛰는 게 좋을 것이라는 주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송잎새는 10월 경주 국제마라톤대회에서 6위로 들어와 가능성을 보였다.

남미희는 10월 춘천 국제마라톤대회를 준비했지만 족저건막염 때문에 첫 번째 마라톤 도전을 뒤로 미뤄야 했다.

송잎새의 5000m 기록은 17분16초, 남미희는 17분01초로 비슷한 기록을 갖고 있다. 이은정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최고기록 15분41초67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마라톤이 초스피드화 하면서 5000m 기록은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단위 스피드 향상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송잎새는 체력이 좋고 성실하다는 것, 남미희는 지구력이 뛰어나 몸 상태만 좋으면 언제든 일정 수준 이상의 기록을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체격 조건은 물론 성격도 다르지만 ‘마라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길이며 국가대표가 돼 올림픽 코스를 뛰어야 한다’는 목표는 같다.

함께 먹고 자고 훈련하며 쌓아 온 친자매보다 더 진한 선후배의 정과 동료애로 같은 목표를 향해 뛰고 있기에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는 그리 멀고 외롭지 않아 보인다.

송잎새
생년월일ㅣ1986년 5월11일
신체조건ㅣ170cm/53kg
약력ㅣ인천 용현남초-인하여중-인천체고-인하대 4년

남미희
생년월일ㅣ1988년 2월11일
신체조건ㅣ154cm/44kg
약력ㅣ경북 농암초-경북체중-경북체고-인하대 3년
출처: 스포츠2.0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