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짜 아빠의 어설픈 사랑

백홍 이 사빈

나는

가짜 아빠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진심어린 마음으로

아빠라 부릅니다.

그럴 때면

마음한구석이 아파와

눈물이 나지만

얼른 눈물을 감추고

아이들을 하나하나

힘껏 안아 줍니다.

아이들은

작은 볼을 부비며

가슴으로 파고들어

응석을 부리기도 하지만

곧 가짜 아빠라는 것을

깨닫고 체념해 버립니다.

가짜 아빠라도

매일 함께 할 수 있다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텐데

가짜 아빠 노릇도

자주 할 수 없으니

이 또한 말할 수 없는

슬픔이며 아픔입니다.

나는

가짜 아빠입니다

하지만 진짜 아빠인 듯

아빠처럼 아빠인척하며

아이들의 이름을

사랑스레 불러줍니다.

짧은 하루는 끝이 나고

가짜 아빠의 어설픈 사랑이

아이들의 순박한 마음에

또 다른 깊은 상처를

남긴 건 아닌지 걱정을 하며

무거운 발길을 돌립니다.

어느 아이들과의 하루를 보내고 다시 오마 약속을 하며 돌아오는 길에

행여 아이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건 아니가 걱정하는 마음으로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