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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아이시스 |
등록일 |
2008-04-01 11:32:43 |
조회수 |
551 |
끝도 시작도 언제나 희망 (새해맞이)
homihomi-호미숙
봄, 희망의 아지랑이 피어오른
초원을 달리던 아이
땀을 식히며
푸른 나무 아래 낮잠도 잤고
풀꽃 향기에 취해
느릿한 걸음으로 가기도 했고
돌부리에 자빠졌지만
씩씩한 아이는 툴툴 털고 다시 달렸드랬지
여름, 희망의 뙤약볕 내리쬐는
평원을 달리던 아이
천둥, 번개에 소스라치게 놀라기를 몇 번
널찍한 토란잎을 쓰고 비를 피하며
키 큰 숲 속에 몸을 숨기곤 했드랬지
가을, 희망의 풍요로움이 넘치는
황금 들판을 달리던 아이
잘 익은 열매를 따 먹으며 배고픔을 달래고
허수아비가 친구가 되어 도란도란 노닐다
참새떼 따라 새가 되었드랬지
겨울, 희망의 눈꽃이 내리는
설원을 달리던 아이
뒤를 돌아보며 먼 길 달려온
제 발자국을 보며 추위를 피해
해 질 녘, 불빛 흐린 외딴집에 들러
사계절 동안 노곤한 혼자만의 여정을
아랫목에 눕히며 꿈을 꿨드랬지
꿈길에 무지갯빛 다리 아래
호수에 비친 자신을 보며
아이가 아닌 성숙한 자신을 발견하고
동녘에 첫해가 떠오를 무렵
꿈에서 깨어난 그는
희망에 부푼 커다란 햇덩이를 품었드랬지
-호미숙의 시집 속의 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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