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와 바람 글/나천수 억새도 꽃인가. 향기도 없는 백발 나부끼는 곳에 벌 나비 오지 않고 텅 빈 바람만 오는데 그것도 꽃이란 말인가. 가느다란 목 뽑아 올려 백발도 꽃잎인양 꽃 이파리 하나 둘 바람에 날려 보내는 것이 그것이 그리움이라 했는가. 그리움이 지나치면 바람이 나나. 옷을 다 벗은 억새꽃 사이로 바람이 속살 다 헤집고 다니는 것을 그것을 군중속의 고독이라 했는가. 억새는 바람을 사랑했나 보다. 바람도 억새를 좋아 했나 보다. 속살 서로 맞대어 애무하다가 몸 비트는 걸 보니 서로 간지람 타는 것 같다. 억새가 갑자기 사타구니 가리고 젖가슴 숨기려 고개 숙이니 바람은 바람이 나서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억새 치마 속으로 파고드는 것이 둘이서 바람났는가 보다. 봄에는 봄바람 나더니 가을에는 또 가을바람 나서 계절 내내 가출하여 제 맘대로 노니다가 억새는 억새대로 돌아서고 바람은 바람대로 제 갈길 갔었나 보다. 헤어짐은 또 그리움 되는가. 억새는 늙어 백발마저 다 빠지니 바람은 빈 머리 그 위에 백설 흩뿌리며 백설도 꽃은 꽃이라고 억새를 위로 하는구나.
글/나천수 억새도 꽃인가. 향기도 없는 백발 나부끼는 곳에 벌 나비 오지 않고 텅 빈 바람만 오는데 그것도 꽃이란 말인가. 가느다란 목 뽑아 올려 백발도 꽃잎인양 꽃 이파리 하나 둘 바람에 날려 보내는 것이 그것이 그리움이라 했는가. 그리움이 지나치면 바람이 나나. 옷을 다 벗은 억새꽃 사이로 바람이 속살 다 헤집고 다니는 것을 그것을 군중속의 고독이라 했는가. 억새는 바람을 사랑했나 보다. 바람도 억새를 좋아 했나 보다. 속살 서로 맞대어 애무하다가 몸 비트는 걸 보니 서로 간지람 타는 것 같다. 억새가 갑자기 사타구니 가리고 젖가슴 숨기려 고개 숙이니 바람은 바람이 나서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억새 치마 속으로 파고드는 것이 둘이서 바람났는가 보다. 봄에는 봄바람 나더니 가을에는 또 가을바람 나서 계절 내내 가출하여 제 맘대로 노니다가 억새는 억새대로 돌아서고 바람은 바람대로 제 갈길 갔었나 보다. 헤어짐은 또 그리움 되는가. 억새는 늙어 백발마저 다 빠지니 바람은 빈 머리 그 위에 백설 흩뿌리며 백설도 꽃은 꽃이라고 억새를 위로 하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