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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질수없는 것 들은 다~(핑계) |
추천수 : |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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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그냥스쳐가기 |
등록일 |
2012-04-04 10:21:16 |
조회수 |
504 |
요즘 난 여태껏 살아온 내가 아닌 다른 나로 살고 싶어졌어. 지금 내가 바꿀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성도, 학벌도, 살아온 과거도, 엄마 아빠도.
살아가야 할 날 들을 바꾸고 싶어 나를 모르는 아니 몰랐던 사람이랑 나를 바꾸면서 살고 싶어 그래
서 그사람이랑 살려고 하는거야.
맹희는 내 말 이 끝나기도 전에 벌써 가방을 들쳐메고 저만치 나가고 없었다.
오전의 쓸쓸한 거리에는 뭉툭한 주둥이로 어제 밤 누가 게워냈는지 모를 밥 알을 열심히 주워먹고 있
는 비둘기 몇 마리만이 부지런을 떨고 있다. 세상이 세상인지라 비둘기도 한 알의 밀알로 하늘을 날
기에는 버거웠던가보다.
방 모서리 까지 어둠이 내렸다. 비쯤이 열어둔 창엔 하루살이 몇 마리 죽을 자리라도 찾는 듯 이리저
리 부딫치며 힘을 빼고 있다. 몸도 마음도 눅눅해진 기분이다.
시원한 맥주 생각이 난다.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 순식간에 짜릿함을 주는 하얀거품 걱정을 죽이고, 기
분을 들떠게 만들어준다.
젓가락 두개가 강물에 뚝 떨어진것 같은 단절감에 어제, 그제, 또 그제 길 위에서 잔 듯하다.
오늘밤은 기필코 잠 다운 잠을 자기 위해 커피도 딱 한 잔만 마셨고, 맥주도 두 병 마셨다.
보실한 면 페드 노란색 꽃 프린트가 고운 얇은 이불 편백나무 껍질을 넣어 만든 베게 잡다한 상념
과는 작별을 고했다.
유리창 밖 수은등 불빛이 희미하게 커튼을 비집고 들어와 슬며시 옆에 눕는다.
*그냥스쳐가기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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